세모

29화. 세모 31

새벽일기62026. 05. 22. 21:03 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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면회실에서 기다리자 건너편 문이 열리더니 어머니가 손에 수갑을 찬채로 걸어오는게 보였다 . 예전의 여러 남자를 유혹하던 요염미와 매혹적인 미모는 어디간데 없었고 푸른 수의를 입은채 초췌한 모습만이 남아 있었다 . 아 , 그 순간 나는 진실로 어머니의 어릴 때 보았던 따뜻함과 자애스러움이 풍겨져 나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. 아 , 저것이 나의 어머니의 진정한 모습이었다 . 거짓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아름다움을 피어내는 모성애가 가슴 가득히 다가왔다 . 그 순간 내 가슴 깊숙한 곳에서는 무언가 치미는 듯한 그리움이 가득 밀려왔고 나도모르게 눈에서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 . 동시에 입에서는 어머니를 외치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터져나왔다 . “ 어머니 !” 어머니가 나의 목소리를 듣고는 시선을 돌리자 어머니도 슬픔이 복받치는 듯한 눈물을 정신없이 쏟아내었다 . “ 흑흑흑 , 엉엉엉 .. 세모야 .. 미안하다 .. 이런 못난 어머니를 … .. 흑흑흑 , 엉엉엉 ” “ 어머니 울지마세요 . 제가 꼭 구해드릴께요 . 조금만 참으세요 ” 나는 창살사이로 손을 밀어넣어 수갑찬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는 굳게 말했다 . “ 흑흑흑 .. 세모야 .. 네가 무슨 수로 .. 흑흑흑 .. 날 그냥 이대로 나둬 . 나는 너무나도 많은 죄를 지었어 .. 이제 벌을 받을때가 온 모양이야 ” “ 아니에요 . 어머니 . 몇일만 참으세요 제가 꼭 구해다 드릴께요 ” 이윽고 면회시간이 다되자 어머니는 내 손을 잡고는 놔주지 않을 테세로 버티다가 결국 교도관의 인도로 다시금 구치소로 들어갔다 . 어머니의 처량한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조금전에 결심했던 나의 의지를 반드시 실현시키고야 말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. 다음날 회사로 가자 전무가 일부러 찾아와서는 혹시 아픈데가 없냐고아부하는 투로 말을 건넸다 . “ 유실장님 , 혹시 몸이 안좋으세요 .. 너무 열심히 일하시는 것 아니에요 . 쉬었다 하세요 ” “ 아니에요 . 괜찮습니다 ..” “ 그런데 , 중국건을 오늘중으로 마무리 지을려고 하는데 .. 도저히 안되겠어요 ?” 내가 수차례나 말꼬리를 빙빙 돌리면서 피해나가자 그 전무도 애가 탔는지 집요하게 나를 붙잡고 늘어졌다 . 아마도 내가 거절하면 자신도 회사내 불이익이 생길수 있다는 두려움때문인지 점점 다급해져 갔다 . 나는 전무의 말을 한참동안 곰곰히 생각하다가 문득 말을 꺼냈다 . “ 만약에 제가 간다면 .. 보수나 기타 보상은 얼마를 생각하고 계세요 ?” “ 으음 .. 그래요 ..” 드디어 전무는 내가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본격적인 금전협상에 들어갔다 . “ 한 몇억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… 실장님은 ?” 전무의 말을 듣고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나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. “20 억 가능하신지요 ?. 내일까지 당장요 ” “ 에엣 ?..20 억요 ? … 그렇게나 많이 .. 으음 .. 그건 지사장과 의논을 해봐야겠는데요 .. 으음 .. 아마도 가능할껍니다 . 지사장도 상한선을 그쯤에 두고 있는 듯한 눈치였으니까요 ” 전무의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. 다음날 지사장을 통해 전무가 다시 찾아와서는 OK 사인을 내놓았자 나는 한숨을 지으면서 마음을 놓았다 .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. 마치 종신근무자 같은 노예계약서에 사인을 해야되기 때문이다 . 전무가 가져다준 서류에 나의 사인을 적는 순간 지금까지 꾸었던 모든 꿈이 산산조각나는 아픔으로 한동안 멍하니 천정만 바라보았다 . .. 아 , 앞으로 좋던 싫던 이 회사가 망할때까지 다녀야 하는구나 … 허나 지금도 어머니의 화사한 웃음으로 넘치는 집안과 나의 아들이 점점 커가는 것을 보면 사인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. 잠시후 나는 전무사무실로 찾아가서 다른 부탁을 했다 . “ 전무님 부탁이 있는데요 .” “ 예 . 뭐든지 말씀하세요 . 이제 실장님 말씀이면 뭐든지 다 들어드릴테니 . 하하하 ” 항상 찌뿌듯한 표정으로 사무실을 배회하던 그가 오랜만에 웃음을 터트리며 밝은 표정을 짓자 그 동안 이 사람이 내문제로 얼마나 속을 앓고 있었는지 알만했다 . 나도 모르게 속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. “ 저기 우리회사에 법률고문 변호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“ “ 예 . 있습니다 .” “ 그러면 내일쯤 그분을 저에게 소개를 시켜줬으면 하는데요 .” ” 물론입니다 .. 아마 그 돈과 관련이 있는 모양이지요 ” ” 그건 아실 필요가 없고요 . 그냥 소개만 시켜주세요 . 그리고 내일 수표로 준비해주시고요 ” “ 알겠습니다 . 그렇게 해드려야죠 ..” 다음날 나는 호텔커피숍에서 회사변호사를 만나서 이런저런 자문을 구했다 . 그러자 그 변호사는 기꺼히 응했다 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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